바르컨은 프이페를 안고 그녀의 온기에 기대어 식어가려는 자신의 마음을 달래본다.
‘넌 어디로 간 거냐. 흔적이라도 남기고 가야지. 나보고 어떻게 찾으라고...’
밤이 찾아온 북부의 하늘은 누구나 감탄할 만한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성안에 틀어박힌 바르컨의 마음에는 하늘처럼 빛을 내주는 별과 달이 없었다. 오로라대신 그의 마음속에서는 파괴하고 죽이고 싶은 충동만 간간히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는 프이페의 가슴에 귀를 대고 자신을 달랬다. 거칠게 뛰다가 조금씩 잔잔해지는 그 고동소리에 맞춰 눈을 감아본다. 자신의 머리를 쓸어내리는 프이페의 손길을 뿌리치고 싶어 하는 자신을 다시 탓한다. 그는 집중해서 린다가 어디로 갔는지를 생각하려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린다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지 알게 되었다.
“미련한 새끼.”
“네?”
“나, 내가 그런 놈이네. 린다가 뭘 좋아하는지. 어디로 여행 다녔는지 하나도 몰라. 어떻게 살았는지도 자세히 모르고. 그 긴 인생동안 외로움을 어찌 견뎠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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